고대 이집트인이 오벨리스크를 세운 정확한 절차를 적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현재 가장 널리 소개되는 설명은 흙으로 쌓은 경사로 위로 돌기둥을 끌어올린 뒤, 받침돌 쪽으로 기울여 세웠다는 것입니다. 경사로를 쓴 방식, 모래를 이용한 방식 모두 유물과 현대 실험으로 검토된 가설입니다.
계산으로 보면 세우는 일은 처음 들어 올릴 때가 가장 무겁고, 기울기가 커질수록 필요한 힘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1995년의 현대 재현 실험은 오벨리스크를 약 42도 넘게 세우지 못했습니다. 아래에서는 남아 있는 증거, 유력한 가설, 직접 계산, 기록이 남은 1586년의 사례를 차례로 나누어 봅니다.
오벨리스크에 대해 유물로 확인되는 것
이집트 오벨리스크는 대개 아스완 채석장의 붉은 화강암 한 덩어리를 깎아 만들었습니다. 신전 입구에 두 개씩 짝지어 세우는 경우가 많았고, 받침돌 위에 따로 올려 세웠습니다. 이음매 없는 한 덩어리라는 점 때문에, 크기가 커질수록 운반과 세우기가 어려워집니다.
아스완에는 채석장 바닥에 그대로 남은 미완성 오벨리스크가 있습니다. 1922년 이를 조사한 레지널드 엥겔바흐는 길이를 41.75m, 밑면 한 변을 4.20m로 적었고, 완성됐다면 무게가 약 1,168영국톤이었을 것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는 돌 곳곳의 균열을 기록했지만, 처음 작업을 포기한 이유를 하나로 확정하지는 않았습니다.
| 오벨리스크 | 높이 또는 길이 | 확인되는 점 |
|---|---|---|
| 아스완 미완성 오벨리스크 | 41.75m | 채석장에 남은 상태, 완성 시 약 1,168영국톤 추정 |
| 카르나크의 하트셉수트 오벨리스크 | 약 30m | 카르나크 신전의 오벨리스크 |
| 로마 라테라노 광장 오벨리스크 | 약 32m | 현존하는 고대 오벨리스크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소개됨 |
| 바티칸 오벨리스크 | 25m 남짓 | 무게 327t, 1586년 다시 세운 과정이 기록으로 남음 |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돌을 떼어 내는 단계까지는 보여 주지만, 세우는 단계의 흔적은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세우는 방법은 유물이 직접 보여 주는 사실이 아니라, 여러 단서를 이어 붙인 가설의 영역에 남아 있습니다.
경사로와 모래, 오벨리스크를 세우는 두 가지 가설
가장 널리 소개되는 방식은 흙으로 쌓은 경사로 위로 오벨리스크를 끌어올린 뒤 기울여 받침돌에 세우는 것입니다. 엥겔바흐의 1922년 책도 돌을 곧바로 들어 올리는 방식과 둑 위에서 내려 세우는 방식을 함께 다루고, 받침돌 위의 깔때기 모양 구덩이 안으로 내려앉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가설은 모래를 채운 공간을 이용해 돌을 내려앉히는 방법입니다. 1995년 미국 공영방송의 재현 실험팀은 석공 로저 홉킨스가 제안한 이 모래 방식도 검토했지만, 모래가 믿을 만하지 않다고 보고 경사로 방식을 택했습니다. 두 가설 모두 고대의 작업 기록으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 굴림대 위의 썰매에 오벨리스크를 싣고 경사로 위로 끌어올립니다.
- 반대쪽의 더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밧줄로 붙잡으며 천천히 내립니다.
- 밑동을 받침돌의 홈에 걸어 회전축으로 삼습니다.
- 지렛대와 A자 모양 틀로 당겨 마지막 각도를 세웁니다.
위 순서는 1995년 실험팀이 실제로 시도한 절차입니다. 고대 이집트인이 이 순서 그대로 작업했다는 뜻은 아니며, 하나의 재구성안으로 읽어야 합니다.
기울기에 따라 오벨리스크를 세우는 힘이 달라지는 이유
밑동 모서리를 축으로 오벨리스크를 돌려 세운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무게는 몸체 가운데에서 아래로 작용하고, 그 무게가 축을 넘어뜨리려는 효과는 축에서 무게중심까지의 수평 거리에 비례합니다. 몸체가 일어설수록 이 수평 거리가 짧아지므로, 같은 오벨리스크라도 필요한 힘이 줄어듭니다.
당기는 힘 × 길이 L = 무게 W × (L/2) × cos θ 당기는 힘 F = W/2 × cos θ (굵기가 일정하고, 꼭대기에서 몸체에 수직으로 당긴다고 가정)
이 식에 각도를 넣어 무게 대비 필요한 힘을 구하고, 무게 327t인 바티칸 오벨리스크에 적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값은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했습니다.
| 세운 각도 θ | 무게 대비 필요한 힘 | 327t 오벨리스크라면 |
|---|---|---|
| 0° | 50.0% | 163.5t |
| 30° | 43.3% | 141.6t |
| 40° | 38.3% | 125.2t |
| 60° | 25.0% | 81.8t |
| 80° | 8.7% | 28.4t |
실제 오벨리스크는 위로 갈수록 가늘어지므로 무게중심이 몸체 가운데보다 낮고, 그만큼 필요한 힘도 조금 줄어듭니다. 반대로 밧줄이 몸체에 비스듬히 걸리면 더 큰 힘이 필요합니다. 이 표는 경향을 보기 위한 교육용 계산이며, 실제 작업에 필요한 인원을 계산한 값이 아닙니다.
1995년 재현 실험이 42도에서 멈춘 기록
1995년 실험에는 고고학자 마크 레너, 석공 로저 홉킨스, 조각가 마틴 아이슬러 등이 참여했고, 수백 명의 이집트 인부가 함께 일했습니다. 실험용 오벨리스크는 현대 장비로 채석한 것이었고, 경사로를 내려온 오벨리스크는 32도 각도에서 멈췄습니다. 지렛대로 약 40도까지 올렸지만, 결국 42도를 넘기지 못한 채 시간이 다 되어 실험을 끝냈습니다.

계산상으로는 40도 부근에서도 무게의 약 38%에 해당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처음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힘이고, 각도가 커질수록 밧줄을 걸 방향을 잡는 일도 달라집니다. 다만 실험이 멈춘 원인을 시간 부족 외에 무엇이라고 단정할 자료는 공개 기록에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팀은 따로 2톤짜리 작은 오벨리스크를 지렛대만으로 세우는 시험도 했습니다. 작은 돌에서 통한 방법이 수백 톤짜리에도 그대로 통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이 실험이 보여 줍니다.
1586년 바티칸 오벨리스크, 기록이 남은 대규모 세우기
오벨리스크를 세운 과정이 자세한 기록으로 남은 사례는 고대가 아니라 16세기 로마에 있습니다. 칼리굴라 황제가 37년에 로마로 옮겨 온 바티칸 오벨리스크를, 교황 식스투스 5세의 명으로 건축가 도메니코 폰타나가 1586년 성 베드로 광장으로 옮겨 다시 세웠습니다. 폰타나는 이 과정을 1590년 책으로 펴냈습니다.
- 무게: 붉은 화강암 327t
- 동원: 약 907명의 인부, 말 75마리, 대형 권양기 40대, 지렛대 5개
- 일정: 4월 30일 눕히기 시작, 8월 30일 새 자리로 굴려 옮기기 시작, 9월 10일 받침 위에 세움
권양기와 말을 쓴 16세기에도 327t을 옮겨 세우는 데 900명 안팎의 인원이 필요했습니다. 엥겔바흐는 227t의 룩소르 오벨리스크를 끄는 데 94t의 당기는 힘이 들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1,000t이 넘는 아스완 오벨리스크를 둑 위로 끌어올리려면 약 1만 1,000명이 필요하다고 계산하며 그 방식에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이 더 큰 돌을 세웠다는 사실은 남아 있지만, 그 방법은 여전히 가설로 남아 있습니다.
오벨리스크 세우기 자주 묻는 질문
오벨리스크는 정말 돌 한 덩어리로 만들었나요?
네, 이집트 오벨리스크는 대개 돌 한 덩어리를 깎아 만들었습니다. 주로 아스완 채석장의 붉은 화강암을 썼습니다. 몸체에 이음매가 없기 때문에 채석, 운반, 세우기 전 과정에서 무게 전체를 한 번에 다뤄야 했습니다. 받침돌은 몸체와 따로 만들어 그 위에 세웠습니다.
아스완의 미완성 오벨리스크는 왜 버려졌나요?
돌에 생긴 균열이 원인으로 거론되지만, 처음 작업을 멈춘 이유가 하나로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엥겔바흐는 여러 곳의 균열을 기록했고, 이후 더 작은 오벨리스크로 다시 깎으려던 계획도 화강암 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됐다고 보았습니다. 그가 계산한 작은 계획의 크기는 길이 32.10m, 무게 약 507영국톤입니다. 덕분에 이 유물은 채석 방법을 보여 주는 자료로 남았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큰 고대 오벨리스크는 어디에 있나요?
로마의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광장에 있는 오벨리스크가 현존하는 가장 큰 고대 오벨리스크로 소개됩니다. 높이는 약 32m입니다. 비교하면 카르나크 신전의 하트셉수트 오벨리스크는 약 30m입니다. 미완성으로 남은 아스완 오벨리스크는 길이 41.75m로 이보다 훨씬 크지만, 세워지지 못했습니다.
참고 자료
- Reginald Engelbach, The Aswân Obelisk(1922), Project Gutenberg 공개본: 미완성 오벨리스크의 치수와 추정 무게, 균열, 운반에 필요한 힘 계산
- PBS NOVA, “Raising the Obelisk”: 1995년 재현 실험의 방법과 결과
- Britannica, “Obelisk”: 재료, 경사로와 기울이기 설명, 하트셉수트·라테라노 오벨리스크 높이
- Johns Hopkins Sheridan Libraries, “Moving the Vatican Obelisk, 1586–87”: 폰타나의 작업 인원, 장비, 일정
- Turismo Roma, “The Vatican Obelisk”: 칼리굴라의 이송, 무게, 1586년 재설치
각도별 힘 계산은 굵기가 일정한 막대를 가정한 교육용 예시이며, 실제 오벨리스크의 모양과 밧줄 방향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