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와 측정의 역사

피타고라스 정리의 최초 발견자는? 플림프턴 322의 15줄을 직접 검산해 보니

목차 7
  1. 같은 등식에도 서로 다른 세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2. 피타고라스보다 앞선 점토판이 말해 주는 것
  3. 플림프턴 322의 15줄을 직접 검산해 보니
  4. 3·4·5가 맞는다고 모든 직각삼각형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5. 숫자 두 쌍 대신 넓이로 모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6. 참고한 자료
  7. 같이 읽으면 좋은 글

피타고라스가 이 관계를 인류 최초로 발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 훨씬 앞선 바빌로니아 수학 자료에 오늘날 피타고라스 정리와 연결하는 수의 관계가 나타납니다. 또한 피타고라스가 어떤 일반적 증명을 했는지 직접 확인할 만한 증명문이 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피타고라스는 아무 기여도 하지 않았다’는 반대 결론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름이 붙은 역사, 수 관계를 사용한 증거, 모든 경우에 성립함을 보인 증거는 서로 나눠 살펴야 합니다. 이 글의 질문은 인물 한 명의 우승자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자료가 어디까지 말해 주는가입니다.

같은 등식에도 서로 다른 세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직각삼각형의 직각을 낀 두 변을 a, b, 빗변을 c라고 하면 정리는 a²+b²=c²입니다. 여기서 빗변은 단지 그림에서 길어 보이는 변이 아니라 직각과 마주 보는 변입니다. 이 조건을 빼고 임의의 삼각형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구분답해야 하는 질문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사용주어진 수로 문제를 계산했는가?다른 모든 직각삼각형에도 성립한다는 설명
일반화개별 사례를 넘어 관계나 생성 방법을 알았는가?그 관계가 성립할 수밖에 없는 논리
증명지정한 조건에서 언제나 성립함을 보였는가?그 증명의 최초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역사적 증거

세 항목은 문명의 수준을 줄 세우는 사다리가 아닙니다. 남아 있는 자료가 어떤 종류의 지식을 보여주는지 구분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계산 문헌에 오늘날 교과서와 같은 증명 형식이 없다고 해서 그 사회에 이유를 따지는 수학적 사고도 없었다고 결론낼 수는 없습니다.

피타고라스보다 앞선 점토판이 말해 주는 것

뉴욕대학교 고대세계연구소(ISAW)의 플림프턴 322 전시 해설은 이 점토판을 고바빌로니아 시대인 기원전 19~17세기의 자료로 소개합니다. 여기에는 한 수의 제곱이 나머지 두 수의 제곱의 합과 같아지는 정수 관계를 체계적으로 다루었다고 해석할 근거가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우연한 숫자 하나가 맞아떨어진 사례보다 강한 증거입니다. 다만 그 표를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서기관 교육용이었는지 다른 지적 활동의 결과였는지는 논의가 남아 있습니다. 점토판이 있다는 사실과 그 용도가 확정되었다는 주장을 분리해야 합니다.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의 ‘Pythagoras’는 피타고라스와 정리를 연결하는 후대 전승, 그리고 그가 실제로 증명했다는 근거의 부족을 검토합니다. 훨씬 뒤의 저자가 어떤 인물과 정리를 연결했다고 해서, 그 인물이 남긴 증명 원고가 발견된 것과 같은 증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반면 유클리드 『원론』 I.47에는 직각삼각형 세 변에 세운 정사각형 넓이의 관계를 보이는 기하학적 논증이 전합니다. 이것 역시 유클리드가 그 관계를 처음 알아냈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어떤 증명문이 남아 있는가와 최초 발견자는 누구인가는 끝까지 별도의 질문입니다.

플림프턴 322의 15줄을 직접 검산해 보니

점토판의 숫자가 정말 직각삼각형을 이루는지 직접 확인했습니다. 위키백과 영문판에 정리된 판독에 따라 각 줄의 ‘짧은 변’과 ‘빗변’을 60진법에서 십진수로 바꾸고, 빗변의 제곱에서 짧은 변의 제곱을 뺀 값이 정확한 제곱수가 되는지 계산했습니다. 제곱수가 된다면 나머지 한 변(긴 변)도 정수라는 뜻입니다.

줄짧은 변빗변계산한 긴 변점토판 그대로?
1119169120맞음
23,3674,8253,456빗변 오기를 고치면 맞음
5659772맞음
9481769600짧은 변 오기를 고치면 맞음
11457560맞음 (3:4:5의 15배)
13161289240짧은 변이 제곱으로 잘못 적힘
15285345한 칸 오기를 고치면 맞음
정보호수 계산. 15줄 가운데 11줄은 적힌 그대로 정수 직각삼각형이 되고, 나머지 4줄은 연구자들이 지적한 오기를 고치면 모두 맞습니다.

결과는 분명했습니다. 15줄 가운데 11줄은 점토판에 적힌 숫자 그대로 세 변이 모두 정수인 직각삼각형이 됩니다. 나머지 4줄(2, 9, 13, 15줄)도 연구자들이 지적한 오기 하나씩을 고치면 예외 없이 맞아떨어집니다. 13줄은 161 대신 그 제곱인 25,921을 60진법으로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 서기가 계산 과정의 중간값을 옮겨 적은 흔적으로 해석됩니다.

플림프턴 322 점토판 15줄을 직각삼각형으로 계산한 예각 그래프
각 줄의 직각삼각형을 각도로 바꾸면 1줄 44.76°에서 15줄 31.89°까지 차례로 줄어듭니다.

두 가지 규칙성도 계산으로 드러납니다. 첫째, 15줄을 각도로 바꾸면 1줄 44.76°에서 15줄 31.89°까지 한 번도 거꾸로 가지 않고 평균 0.9°씩 줄어듭니다. 무작위로 모은 예가 아니라 순서를 정해 만든 표라는 뜻입니다. 둘째, 계산한 긴 변 15개는 모두 2·3·5만을 곱해 만든 수였습니다(예: 3,456 = 2⁷×3³). 60진법에서 역수가 깔끔하게 떨어지는 수들이라, 바빌로니아 서기들이 쓰던 역수표로 이 표를 만들었다는 해석과 잘 맞습니다. 다만 이런 규칙성이 이 점토판의 용도를 확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3·4·5가 맞는다고 모든 직각삼각형이 증명되지는 않습니다

3² + 4² = 9 + 16 = 25 = 5²
5² + 12² = 25 + 144 = 169 = 13²

두 등식은 정확한 정수 계산이며 반올림이나 측정 오차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정수 예시를 확인해도 그 목록에 적지 않은 변의 길이가 남습니다. 정리는 정수 길이의 삼각형만이 아니라 조건을 만족하는 모든 직각삼각형에 관한 말입니다.

여기서 “그럼 이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주제에서는 이름만 보고 최초 인물을 답하기보다, 전해지는 자료의 종류를 나누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의 이름은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명칭입니다. 그 이름을 계속 쓰는 것과 ‘역사상 최초 발견과 최초 증명이 모두 그 사람에게 확정되었다’고 믿는 것은 다릅니다. 명칭은 유지하면서도 역사 설명은 더 정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숫자 두 쌍 대신 넓이로 모든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이제 역사적 발견 장면을 재현하지 않고, 같은 모양의 직각삼각형 네 개를 이용한 교육용 증명을 구성하겠습니다. a와 b는 임의의 양수이고 단위는 같다고 정합니다. 네 삼각형을 한 변이 a+b인 큰 정사각형의 모서리에 하나씩 두면, 가운데에는 각 변이 빗변 c인 빈 사각형이 생깁니다.

ababababcc²
정보호수 설명용 도식. 모양을 알아보기 위한 비율이며 실제 고대 도판이나 측정값이 아닙니다.

중앙이 왜 정사각형인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네 변은 모두 같은 삼각형의 빗변이어서 길이가 c입니다. 중앙의 각 꼭짓점 옆에 있는 두 예각의 합은 90도이므로, 그 꼭짓점의 안쪽 각은 180−90=90도입니다. 따라서 가운데 사각형은 네 변이 같고 네 각이 직각인 정사각형입니다.

  1. 큰 정사각형의 넓이는 (a+b)²입니다.
  2. 직각삼각형 하나의 넓이는 ab/2이므로 네 개의 넓이는 2ab입니다.
  3. 가운데 정사각형의 넓이는 c²입니다.
  4. 같은 전체 넓이를 두 방식으로 계산하면 (a+b)²=2ab+c²입니다.
(a+b)² = 2ab + c²
a² + 2ab + b² = 2ab + c²
a² + b² = c²

넓이를 계산할 때 길이의 단위가 cm라면 각 넓이의 단위는 cm²입니다. a와 b에 특정 숫자를 넣지 않았기 때문에 이 논증은 3·4·5 한 사례에 묶이지 않습니다. 다만 임의의 삼각형이 아니라 처음에 정한 직각삼각형과 유클리드 평면기하의 조건 안에서 성립하는 설명입니다.

이 도식은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구성한 넓이 증명이며, 유클리드 I.47의 원래 도판을 복사한 것이 아닙니다. 피타고라스가 바로 이 그림으로 증명했다는 주장도 하지 않습니다.

이름은 피타고라스 정리지만, 수 관계의 역사는 한 사람의 이름보다 넓습니다. 바빌로니아 자료는 앞선 수학적 지식을 보여주고, 전해지는 증명문은 관계가 왜 성립하는지 논증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어느 자료도 그 자체만으로 최초 발견·최초 증명·명칭 정착이라는 세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지는 않습니다.

참고한 자료

  • Plimpton 322 (위키백과 영문): 15줄의 판독과 오기 교정. 검산은 정보호수가 파이썬 정수 연산으로 했습니다.
  • NYU ISAW, ‘Table of whole-number sides of Pythagorean triangles’: 플림프턴 322의 전시 연대와 수 관계, 해석의 미해결점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Pythagoras’: 정리와 인물을 연결하는 전승 및 증명 귀속의 한계
  • Euclid, 『원론』 I.47, D. E. Joyce의 Clark University 공개 본문·해설: 현존 기하학적 논증

같이 읽으면 좋은 글

본문의 숫자 계산과 넓이 도식은 원리를 보여주기 위한 설명용 예시입니다.